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토허제입니다. 2025년 10월 중순,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전격 지정하면서 시장에 큰 파장이 일었죠.
특히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 각종 부동산 사이트에는 '급매', '가격조정 가능'이라는 문구가 달린 매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과연 이런 매물들이 진짜 기회일까요? 오늘은 토허제로 인한 급매물 현상의 배경과 어떤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할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왜 갑자기 급매물이 쏟아진 걸까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라는 규제 폭탄이 떨어지자, 집주인들 사이에서 일종의 '패닉 셀링'이 시작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세금을 활용한 매수가 완전히 막힌다는 점이었어요. 10월 20일을 기점으로 전세가 끼어있는 집을 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거든요.
여기에 대출 문턱도 하늘 높이 올라갔습니다. 무주택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기존 70%에서 40%로 뚝 떨어졌고, 이미 집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예 대출 자체가 제로가 됐어요. 매수자 입장에서는 현금이 넉넉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어려워진 셈이죠.
게다가 집을 사면 무조건 2년간 직접 살아야 한다는 조건도 부담스러웠습니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거나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던 분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죠. 이런 여러 제약이 겹치면서 "지금 안 팔면 나중엔 더 어렵겠다"는 불안감이 확산됐고, 결국 매물이 급증하는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과거 사례도 영향을 미쳤어요. 2025년 3월 강남 3구와 용산구에 토허제가 적용됐을 때 거래량이 무려 34%나 급감했던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거라 예상한 매도자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겁니다.
💰 급매물이라는데 가격은 정말 많이 내렸을까?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릅니다. 성동구 금호동의 한 대단지는 규제 발표 후 매물이 69건에서 96건으로 39%나 늘어났지만, 실제 가격 인하폭은 그리 크지 않았어요. 마포구와 관악구도 비슷한 양상이었죠.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급매라는 표현이 붙어도 실제로 크게 가격을 낮춘 물건은 찾기 힘들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부분 최근 거래가보다 5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 높게 호가를 책정해놓고 '협상 여지 있음' 정도로만 표시해둔 경우가 많아요.
추석 연휴 이후 짧은 기간 동안 집값이 상당히 올라버린 것도 한몫했습니다. 이미 시세가 많이 오른 상태라 추가로 깎을 여력이 별로 없다는 거죠. 그래서 '급매'라는 단어에 너무 큰 기대를 걸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어느 동네를 눈여겨봐야 할까요?
한강 주변 벨트 지역
마포, 성동, 광진, 동작 등 한강을 끼고 있는 지역들이 가장 뜨겁습니다. 강남 3구에 대한 수요가 규제로 막히자, 그 열기가 인근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거든요.
실제 수치를 보면 놀랍습니다. 광진구는 토허제 시행 전 거래량이 611건이었는데, 시행 후에는 1169건으로 91%나 폭증했어요. 마포구도 82% 증가했고요. 성동구는 불과 2주 만에 집값이 1.63%나 뛰었습니다. 강남권 접근성은 좋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은 덜한 이 지역들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거죠.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는 단지
압구정, 목동, 성수동, 여의도처럼 재건축이 예정된 곳들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런 지역은 규제와 상관없이 '확실한 한 곳에 집중하자'는 수요층이 몰리면서 매물이 오히려 줄고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예요.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잠실 주공5단지 같은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들은 여전히 인기가 뜨겁습니다. 장기적으로 자산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라면 토허제의 단기 충격을 견딜 만한 저력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풍선효과를 누리는 인근 지역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반경 5km 이내 인근 지역의 집값이 규제와 무관한 먼 지역보다 2.3%포인트 더 올랐다는 거예요.
역사적으로 이런 규제는 해당 지역 거래량만 줄일 뿐, 가격 하락은 막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풍선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듯, 수요가 주변으로 밀려나가는 효과가 뚜렷했죠. 그래서 토허제 지역 바로 옆 동네들을 전략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경기 남부 12개 지역의 가능성
과천, 광명, 성남 분당구, 수원 영통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 등도 리스트에 올라 있어요. 서울 규제를 피해 수요가 흘러들 수 있는 곳들이지만, 이 지역들 역시 토허제가 적용돼서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자만 매수가 가능합니다. 투자보다는 실제 거주 계획이 있다면 고려해볼 만하죠.
⚠️ 매수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들
토허제 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반드시 2년간 직접 살아야 합니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게다가 전세를 끼는 방식의 갭투자는 완전히 불가능해졌죠. 무주택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진입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추진 중인 조합의 경우 대출 제한과 청약 규제로 사업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해요. 단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죠.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막차 타기' 수요로 뜨겁습니다. 최근 2주 사이에만 0.54% 올랐고, 한강벨트와 분당·과천은 1%대 상승률을 기록했어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급매물을 노린다면, 실제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지, 나중에 되팔 때 유동성은 충분한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토허제라는 강력한 규제가 시장에 던진 파장은 생각보다 큽니다. 급매물이 쏟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제 가격 인하폭은 제한적이고, 오히려 규제를 피한 지역들로 수요가 몰리면서 또 다른 상승 압력이 생기고 있죠.
지금 부동산 시장은 냉정한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급매'라는 단어에 흔들리기보다는, 내가 실제로 살 곳인지, 장기적으로 가치가 유지될 곳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한강벨트 지역이나 재건축 단지, 혹은 풍선효과를 누리는 인근 지역들을 전략적으로 살펴보되, 반드시 실거주 의무와 대출 제약 조건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부동산은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 중 하나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읽되, 나에게 맞는 선택인지 신중하게 고민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